월간옥키 쉼표
쉼표는 문장부호로 사용되면서 읽는 이가 쉬어갈 위치를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같은 문장이라고 할지라도 쉼표를 찍는 위치에 따라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을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문장은 읽는 이의 뜻대로 쉬어가며 읽게 두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온전히 전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점 하나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쉼에는 중요한 의미를 실을 수 있습니다.
같아 보이는 일상의 반복 속에서 쉼표를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삶의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쉰 여섯 번째 월간옥키 주제는 쉼표입니다.
참여 작가들의 쉼표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12월
장인주



쉼표
당신의 삶 속에도 작은 쉼표 하나를 찍어 보세요.
묵묵히 기다리는 자연의 시간을 느껴보고
잠시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발밑의 돌멩이를 관찰하고,
저는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본 세상의 풍경들을 통해 그 멈춤이 주는 깊은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김선우
instagram @seonu_pic
lens06@naver.com

Roll #176 – Kiki Pan 320, Chungmuro (South Korea)

Roll #123 – Kentmere 400, Gurye (South Korea)
In different time and place, the same story occurs. Once empty, the
vessel finds its resting place, impermanently, but for now.
Sam
instagram @always_anal0g




쉬고 싶을 때, 쉬고 있니?
쉬고 싶은 만큼, 충분히 쉬었니?
쉬기 위해 선택한 여행에서도
빼곡한 일정표를 모두 완수하기 위해
쉼 없이 돌아다니고 있진 않은지,
그때도, 지금도,
그들은 나에게 쉼표를 건네준다.
허진
instagram @lumimaster

초록의 숨
한 장의 잎 위에서 고요히 몸을 웅크린 작은 개구리.
세상의 소음과 떨림에서 잠시 벗어난 듯, 이 작은 생명은 오직 ‘쉼’ 그 자체로 존재한다. 움직임을 멈춘 순간, 개구리의 호흡과 잎맥의 결이 서로 맞물리며 자연의 리듬이 조용히 들려온다.
이 장면을 통해 쉼표가 문장 속 멈춤이듯, 우리의 하루에도 이렇게 작고 부드러운 휴식의 틈이 필요함을 말하고자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초록의 침묵이 주는 안정과 회복이 잠시라도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함께 쉬는 시간
둥지 위에 나란히 앉은 제비 새끼들을 보며, 나는 하나의 문장 안에 놓인 몇 개의 쉼표를 떠올렸다. 서로에게 살짝 기대어 쉬고 있는 이 작은 생명들은 날아오르기 전 마지막 숨을 고르는 중이었다.
이 장면은 나에게 쉼이 꼭 혼자만의 고독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누군가와 나란히 멈춰 서 있는 시간도 우리 삶에 필요한 따뜻한 쉼표가 될 수 있다. 그 짧은 정적 속에서 이 작은 몸들은 이미 다음 비상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순간을 ‘함께 쉬는 시간’이라 부르고 싶었다.
이규옥

잠시만,
육아에 지친 엄마의 쉼을 그렸습니다.
행복하고도 고된,
육체와 감정의 노동 끝에 까무룩
여백 위를 고요히 지나는 선으로
지친 엄마의 쪽잠을 담아봅니다.
최소연
instagram @choimin_soyeon

24년 10월 부산에서
장인주
instagram @mumallang_e
janginjoo.myportfolio.com

작품1
음악에서는 소리 내는 것만큼이나 소리 내지 않고 쉬는 부분도 중요하다.

작품 2
사직로 골목을 걷다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식당을 보았다. 온쉼표, 2분쉼표 모양의 창문과 8분쉼표 모양의 의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식당이 쉬는 시간인가 보다. 쉬는 시간이 아닌 한창 일하는 시간에 꼭 가보고 싶다.
채정은
instagram @bluemoon617135
bluemoon617@naver.com

오늘, 바다에 쉼표 하나
끝없이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쉼’은 멀리 있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좋아하는 존재들과 함께, 깊고 고요한 마음의 물속에 잠시 몸을 맡기는 것.
그 순간,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웃음을 되찾습니다.
물 위에서는 몸을 쉬게 하고, 물아래에서는 마음을 쉬게 합니다.
아이와 강아지들이 파도 아래에서 자유롭게 헤엄치고, 빛나는 물거품 사이를 부유하며 환하게 웃는 장면은 바쁜 일상에서 잠깐 벗어난 나만의 작은 쉼표를 상징합니다.
삶은 때때로 너무 빠르게 흐르지만, 우리는 언제든지 이렇게 조용히 멈춰 설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이 당신에게 ‘지금 이 순간, 잠깐 쉬어도 괜찮아요’라는 따뜻한 메시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안예
instagram@kimanye_agnes

따뜻한 쉼표
하루가 너무 빠르게 흘러가 버린 날,
말없이 끓여낸 노란 수프 한 그릇이
마음의 속도를 천천히 늦춰준다.
호박의 달콤함과 크림의 부드러움이
지친 마음을 살며시 감싸안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쉬어도 괜찮다는 말을 듣는다.
오늘은 아무것도 잘하지 않아도 되는 날.
그저 따뜻한 한 모금으로
하루의 끝에 쉼표 하나를 찍어본다.
— 더 괜찮아지기 위한, 아주 작은 휴식.
에그그
instagram @egggartist


한걸음 천천히
문학에서 쉼표는 멈추고 숨을 쉬는 구간이다. 사진에서는 여백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열심히 살았고 지쳤다. 우울과 불안은 떠나지 않고 잠이 오지 않아 약에 의존한다. 나에게 쉼표는 편안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있는 것이다. 나에게 필요한 것들. 내 존재를 이루고 있는 이름들.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 불교에서 말하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잘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삼십 년만 해보자. 그래도 안되면 삼백 년. 삼천 년. 삼만 년. 삼억 년.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천천히. 한걸음 천천히.
하동수
stand684@naver.com
instagram@dongsoo90ha

쉼표는 멈춤, 고요인 듯합니다.
시간의 쉼표
눈 나리는 날, 골목, 골목이 멈추었습니다. 쉼(표)으로, 고요함으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택배 차량이 주차되었습니다. 오늘 밤 쉬어갑니다.
김기봉
instagram @bongsweetie
월간옥키 기획전시 No.56 <쉼표>
참여작가 : 김기봉, 김선우, 김안예, 에그그, 이규옥, 장인주, 채정은, 최소연, 하동수, 허진, Sam
기간 : 2025.12.17 (수) ~ 2026.1.3 (토)
12/25 및 1/1 은 쉽니다.
작가와의 만남 : 2026.1.3 (토) 오후4시
관람시간 : 월~금 오전11시~오후7시 / 토 오전11시~오후6시
장소 : 갤러리카페 옥키
주소 :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4길 19 2층
문의 : 070-4233-2012
작품 및 작품집 구매 안내
전시중인 작품과 작품집을 스마트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