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상에 결정적이지 않은 순간이 있을까?
‘결정적 순간’은 누구에게 어떤 기준에서 결정적인 것일까?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상징이 되어버린 ‘결정적 순간’이라는 표현은
사진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다루는 이들에게 깊게 고민할 만한 화두입니다.
사진적 관점에서 생각하면서 던진 이 질문에 답장으로 온 이미지와 글에는
제가 생각한 것 이상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 인생의 방향에 영향을 준 중요한 경험, 혹은 눈으로
좇지 못할 절묘한 순간 등등. 각자가 생각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이미지로
모여 이렇게 책으로 엮이게 되었습니다.
눈앞의 순간은 그야말로 스치듯 지나갔지만
이미지는 다시금 우리에게 추억을 상기시켜 줍니다.
작품들을 보신 후 여러분의 결정적 순간이 떠오르면 좋겠습니다.
2023.9
갤러리카페 옥키 대표 허진


<일상적, 찰나>
일상은 내가 알지 못하는 찰나의 모음이다.
그 순간은 마치 책 한 권에서 마음에 드는 한 구절을 담는 느낌이다.
내가 책을 다 읽었지만 머리 안에는 그 좋았던 구절만 떠도는 것처럼.
사진도 그렇지 않을까. 일상 속 아름다운 수많은 찰나.
구절을 줄치듯
사진 한 컷으로 잊혀 가는 많은 찰나 중 하나를 담는다.
내 하루의 많은 찰나 중 나의 마음과 닿는 그것을 찾아 담아놓기.
그 순간이, 나에게는 결정적이라고 하기엔 부끄럽지만
그래도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김광석
instagram : @agiyong1976
@sa_ul_photo




11월의 겨울밤 흩날리는 새된 눈발이 반짝인다.
겨울 속에서 말라 퍼석한 잎과 꽃들도 간간이 지나가는
차량의 헤드라이트와 드문드문 켜져 있는 가로등의 빛을 받아 다시 피어났다.
나의 체온과 밤의 온도가 섞여 하얀 입김이 부서지듯 공기에 녹아들었고
나도 그 밤에 온전히 몰입해 있었다.
2010.11. night

‘결정적 순간’이란 주제를 듣자마자 떠오른 사진.
스무 살적에 처음 사진을 배우기 시작할 때 작업한 사진들을 떠올리자 살짝 두근거리기도 했다.
그때는 내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참 뜨거웠는데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러 오래된 사진을 내어 놓는 건 많이 쑥스럽지만
그 이상으로 사진을 사랑하고 있고 그 순간이 나를 아직도 움직이게 하고 있기에 사진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한샘
instagram : @see.ssaem
@ssaemmy

친구

나와 결혼해 줄래요?
석현
instagram : @hyeon2426

<잘들리네~>
성남FM 청소년 라디오, 첫 생방송 모습으로 긴장속에 사운드를 체크하고 있습니다.

<리듬을 맞추자!>
성남FM 라디오 생방송 중에 첫 라이브로 공연 중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결정적인 순간’은 성남FM 라디오 첫 생방송 장면과
매우 떨렸을 첫 라이브 공연 모습 입니다.
분당정자청소년수련관 미디어특화 사업 중 방송반연합회 동아리 담당자로 활동했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이라 할 때 청소년 미디어활동, 성남FM 라디오 생방송 모습을 손꼽아 봅니다.
성남FM 라디오 청소년 생방송은 라디오 매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민주적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활동 입니다. 2013년 부터 현재 까지 290회 이상 방송을 진행 중이며, 올해 300회 방송을 앞두고 있습니다.
*2018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 프로그램 공모, 우수상
*2019 방송통신위원회 미디어리터러시 사례 공모전 최우수상
김기봉
instagram : @bongsweetie
momburims1@naver,com



<결정적 순간의 어느 날 1,2,3>
어느 날 사랑스러운 세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섰다.
저녁노을이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모습을 우연히 바라보았다.
그 순간 푸르른 하늘과 저물어 가는 저녁노을의 색들은 아름답다 못해
그 자연의 신비로움과 위대함에 경이로움을 느낄 수가 있었다.
솜사탕 같은 뭉게구름들이 한 대 어우러져 멋진 풍경으로 조화를 이루었고,
멀리서 비행기가 날아가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우리의 삶 모든 것들이 순간순간의 결정적인 순간들이 아닐까?
세 아이와 함께 바라보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그 순간도
그 아름다운 순간을 그 공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에 감사했고,
경이로운 자연의 신비로운 색들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직접 찍은 멋진 저녁노을의 풍경과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아이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하고 싶었다.
꿈이 많고, 상상하기 좋아하던 어린 시절의 모습에서 현실과 사회라는 곳을 마주하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모든 과정 하나에서 우리의 삶은 모든 것들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그 순간들의 선택에 자기 삶, 인생의 길을 걸어가고, 그 속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우리는 영화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김안예 Kim an ye
instagram : @kimanye_agnes

결정적 순간은 많은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고

때론 나에게만 보이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우연히 만나기도 하고

기다림 끝에 이어지기도 한다.
허 진 Hur Jin
instagram : @lumimaster

햇살이 좋은 어느날 오후에 동네 골목을 거닐던 중 맞은편 건물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흥미로운 형태를 품고있는 건물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외벽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건물의 모든 장식 요소들을 압도하며 전체의 느낌을 주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림자가 변하기 전 그 감흥을 간직하고자 셔터를 눌렀고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준 화가 마네, 로트렉, 쇠라의 여인들과 중첩시켜 보았습니다.
화가의 여인들의 경직된 자세에서 느껴지는 절제된 감정은 그림자의 기하학적 형태를 통해 보여집니다.
기하학적이면서도 유연한 그림자의 아웃라인은 의상의 곡선과 어우러지며 부드러운 감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서울 어느 전철역의 랜드마크인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을 소재로 하고있으며
건물의 외벽에서 뿜어나오는 첨단 LED 광고 영상에 의해 시시각각 변하는 건너편 나무의 색을 담고자 했습니다.
화려한 핑크색이 녹색의 나무를 뒤덮는 순간은 인공미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포장하는 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화면에 겹쳐져있는 오래된 건물은 프랑스 파리 시내에 있는 파사주(Passage)로 건물과 건물 사이 통로를 투명 천정이 있는 공용공간으로 재탄생시킨 18세기 첨단 건축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옛 것이 되어가는 첨단 기술의 모습과 건축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 안에 살고있는 인간의 변화된 감수성이 여인들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300년 시간이 달려온 문명의 속도와 변화무쌍함이 속도감있는 화면을 통해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채정은 Chae,Jungeun
instagram : @bluemoon617135

<날아라 슈퍼 볼 …>

<화이팅!!>
그때
즐거웠던 소중한 순간 의욕에 넘치는 응원 속 그때..
함께 담았던 나의 시선과 나의 추억 그리고 곁을 머물던 나의 동반자
내가 온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
‘결정적 순간’ 이었음을
최경덕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을 우연히 마주했든 기다렸든
사진가의 결정은 누군가에게 재치이자 위트이고,
마음의 울림이자 감동이 된다.

<선택>
2017년 폴란드 여행 중 브로츠와프 시장 광장에서 찍게 된 사진.
2월 동유럽의 냉기에 지도를 찾느라 주머니에서 꺼낸 아이폰은 30분도 안 되어 배터리가 방전됐다.
파카에 달린 털 모자를 뒤집어쓴 채 카페를 찾아 서둘러 광장을 가로지르던 중이었다.
한 아이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커다란 비눗방울을 쫓아 내 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무심결에 파카 주머니에 있던 콤팩트 카메라를 꺼냈지만 아이의 얼굴과비눗방울을 두고 잠깐 망설였다.
차가운 공기에 비눗방울은 곧 터질 것이었다.
아이의 얼굴도 실망으로 바뀌겠지.
난 날아오는 비눗방울에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눌렀다.
아이에게 보여줄 사진이었다.

<우연>
‘8월의 크리스마스’로 유명한 ‘초원사진관’,
길을 건너려는데 스쿠터 한 대가 오고 있었다.

<의도>
낙원동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귀가를 위해 종로의 골목길을 빠져나가는 중이었다.

<기다림>
첫째가 세상에 나온 순간을 찍어주지 못한 게 못내 후회로 남았다.
3년 후 둘째가 생겼다.
카메라와 필름, 렌즈를 골랐다.
순간을 찍기에 부족함 없도록 촛점링 돌리는 연습도 충분히 했다.
분만실에 먼저 들어간 아내의 고통이 문밖으로 들려왔다.
예쁘게 찍어줘야지 했던 마음과는 달리 초조함과 긴장으로 카메라를 든 손은
이미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문이 열리고 ‘아빠 들어오세요’하는 말에 분만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내의 사투를 보며 난 더 이상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을 수 없었다.
정신없이 둘째가 세상에 나왔다.
허겁지겁 카메라를 집어 들고 뷰 파인더에 눈을 갖다 댔지만 눈이 흐려 아무것도 안 보였다.
손가락도 허둥대기만 할 뿐 셔터 위에서 달달거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결정적 순간에… 내 사진은 망했다.
구도, 노출, 초점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지만
이 사진엔 오랜 기다림 끝에 결정적 순간을 맞은 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조성룡




항상 사진에 대한 애정과 결과를 추구하는 열망이 넘치도록 강했다.
사진 생활을 거듭하며 빛을 다루는 기술을 체득해 가면서도
그 이상의 무언가를 쫓고 있다는 막연한 갈증은 좀처럼 그칠 줄을 몰랐다.
근래에 와서는 오히려 시간과 공간이 사진을 허락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완벽함을 굳이 추구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 완벽함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그런 순간들 말이다.
우리의 일상은 실제로 항상 특별한 것들로 가득 차 있고, 그것을 인지하는 순간을 사진가는 기록하는 것이다.
완벽함에 대한 욕구가 이 세계를 관통하는 우연의 순간 앞에서 얼마나 작은 의미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16년, 겨울의 초입에서.
James
instagram: @dalaijames
월간옥키 기획전시 No.44 <결정적 순간>
참여작가 : 김광석, 김기봉, 김안예, 석현, 조성룡, 조한샘, 채정은, 최경덕, 허진, James
기간 : 2023.9.19 (화) ~ 2023.10.7 (토)
(9.28~10.3 휴무)
작가와의 만남 : 2023.10.7 (토) 오후4시
관람시간 : 월~금 오전11시~오후7시 / 토 오전11시~오후6시
장소 : 갤러리카페 옥키
주소 :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4길 19 2층
문의 : 070-4233-2012
<결정적 순간> 작품집 판매 안내
전시 작품을 모아 작품집을 제작하였습니다.
갤러리카페 옥키 매장과 아래 스마트스토어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cafeoki/products/9239384761

작품 판매 안내
참여 작가의 동의를 받아 작품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갤러리카페 옥키에서 구매하실 수 있으며
아래 스마트스토어에서도 온라인 주문 가능합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cafeoki/products/9233842005
월간옥키는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함께 작품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전시입니다.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전시 모집 일정은 네이버 블로그 및 인스타그램에서
수시로 공지하고 있습니다.
옥키 블로그 : https://blog.naver.com/cafeoki/
옥키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cafe_oki/
갤러리카페 옥키 전시 관람 및 대관 문의
070-4233-2012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4길 19 2층 카페옥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