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옥키 기획전시 No.47 <골목>

작성일 2024-04-09댓글 없음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도시를 산책하던 어느날, 골목이 얽혀있던 자리에 새로 들어선 거대한 오피스텔 지구를 마주했습니다. 그 장면을 마주하니 철저하게 계획되고 구획되어 재편되고 있는 도시 공간의 변화 속에서 골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정의가 새롭게 바뀌게 되는 날이 찾아오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골목은 더 이상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을 의미하지 않고 거대한 스케일의 건물과 건물 사이의 통로를 뜻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골목의 이미지를 가진 좁은 길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듯하지만 의외로 건물과 건물 사이 간격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같은 좁은 틈이라고 하더라도 한쪽엔 낭만이, 다른 한쪽엔 왠지 모를 답답한 마음이 드는 건 비단 과거에 대한 향수뿐만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기획전에 참여한 사진을 살펴보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골목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앞으로 변해갈 골목의 의미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2024년 3월

장인주.

Remember 2016 

1.평택 고덕 

2.서울 용산

신명동 

instagram @t2p4 

골목을 천천히 걷습니다

맑은 날도 흐린 날도 골목을 걸어 다닙니다

흐린 날은 그림자가 강하지 않아 더욱 운치가 있습니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으면

어르신들이 물어봅니다 뭘 찍냐고.

“벽을 찍고 있어요. 이쁘잖아요.”

“그게 이뿌요?”

사진을 보여드리면

“아~~” 하십니다.

페인트가 벗겨지고 날 풀들이 무성하지만,

지금은 보기 힘든 풍경이지만,

그런 벽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낍니다. 

김선우 

instagram @seonu_pic 

혼자서 골목길을 걷다 보면 평소엔 보이지 않던 사소한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2020년 어느 여유로운 오후에 발견한 행복.

시간이 빚어낸 아름다움.

완산칠봉 아래로 이어진 완산동 골목길에서 만난 풍경. 빛바랜 페인트의 색감과 벽의 질감, 무너진 벽 틈새로 뻗어 나온 초록의 조화가 싱그럽다.

여섯 개의 눈.

친한 언니를 만나러 고물자 골목을 찾았다. 골목길 주민이 마주친 눈으로 말을 걸어온다.

파란 대문집.

지금은 재개발로 사라진 노송동 기자촌의 골목.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은 새파란 대문 앞에는 쭈그려 앉아 친구를 기다리는 꼬마가 보일 듯하다.

한다빈 

instagram @dong.dong_gyul

여행은 홀연히 새어 들어간 골목에서 시작된다.

장인주 instagram @mumallang_e 

코로나 시국이었던 2020년 초가을에 사진을 좋아하는 교회친구와 같이 북촌한옥마을로 출사하러 가는 길에 찍은 골목 사진입니다.

김재일 

instagram @youngphotomaker

좁은 골목을 내 다니다 마주하는 선물같은 풍경. 

빙그르르 돌아가는 세 아이의 몸짓. 

서로 내미는 손에 비쳐드는 빛들이 아이들을 축복하고 있다. 

2022. 스페인

조한샘 instagram @see.ssaem @ssaemmy hissaemmy@gmail.com 

Alley in Harar

석회암과 흙이 주재료인 하라르의 전통 건축물은 자연스럽게 흐르는 곡선과 도들한 질감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시간과 함께 쌓인 따스한 벽면에서 까칠함의 흔적을 맛보는 순간…매끈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맛보는 순간입니다.

Parade in Alley

고즈넉한 하라르의 골목에서 19세기 브뤼셀의 광장을 상상해 봅니다. 제임스 앙소르의 파격적인 성화는 언뜻 보기에 환호와 승리감으로 가득 찬 군중의 물결이지만 자세히 보면 물질적 풍요와 인간의 쾌락 등에 감추어진 사회정치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골목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골목은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공간이며 고요하면서도 시끌벅적하고 편안하면서도 불안정한 장소입니다. 

채정은 

instagram @bluemoon 617135

사막에 가보지 못하고 사막 그림을 그린 후, 사막에 가고 싶은 열망이 피어났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모로코로 가서 사하라사막을 걸었습니다. 그 후에 본 쉐프샤오엔의 푸른 골목들은 하늘을 향한 느낌이었습니다. 모래 먼지는 사라지고 갈증도 사라지고, 푸른 물기를 머금은 공기를 마시는 느낌으로 걸어도 걸어도 하늘길 같은 골목들에 아이들과 여인들과 노인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던 풍경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해정 

instagram @haejung_hur

처음엔 나를 보며 손 흔들고 있는 줄 몰랐다.

뒤늦게 눈치채고는 함께 손을 흔들며 사진을 찍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참 음산한 분위기였을 것 같다.

– 스페인 지로나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음식점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한 명, 두 명 손을 흔들기 시작하더니 다 같이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주었다. 

잊지 못할 추억이 더해지는 순간이었다.

– 스페인 알메리아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장난치다 딱 걸린 학생처럼 후다닥 아래로 내려갔다. 

뭔가 찔리는 행동한 것 맞지? ^^

– 스페인 무르시아

좁은 골목을 지나 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곳에 반짝반짝 빛나는 소녀가 서 있었다.

진지한 표정과 자세로 3명 정도의 스텝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다.

방해가 되지 않게 옆으로 돌아서 멀리서 상황을 몇 장 찍고 뒤돌아서려 했다.

촬영이 끝나고 스텝들이 다음 장소로 가자고 하는 것 같은데, 소녀는 내방향을 가리키더니 그들을 먼저 보내고 나를 향해 포즈를 취해주었다.

생각지 못한 상황에 놀라고, 고마움에 사진을 찍고, 감사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연락처라도 물어볼걸.

수줍어서 인사만 하고 그냥 온 게 나중에 후회되었다.

다음에 이런 일이 있으면 꼭…..

할 수 있을까?

– 스페인 발렌시아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들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웃고, 손 흔들어주고, 때로는 수줍어 어쩔 줄 몰라 했다.

골목에서 만나는 짧고 우연한 인연은 긴 여운을 남긴다.

허진 

instagram @lumimaster


월간옥키 기획전시 No.47 <골목> 

참여작가 : 김선우, 김재일, 신명동, 장인주, 조한샘, 채정은 한다빈, 해정, 허진

기간 : 2024.4.9 (화) ~ 2024.4.20 (토)

작가와의 만남 : 2024.4.20 (토) 오후4시

관람시간 : 월~금 오전11시~오후7시 / 목,토 오전11시~오후6시

장소 : 갤러리카페 옥키 

주소 :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4길 19 2층

문의 : 070-4233-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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