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옥키 No.50 절반

작성일 2024-11-05댓글 없음

서문

월간 옥키 기획 전시가 50회를 맞이하였습니다.
뭔가 특별한 주제를 정해볼지 생각해 보다가 숫자 50을 반백이라 부르는 게 생각났습니다.

언젠가 한 친구가 자신의 나이를 반 오십이라고 얘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반백이 오십이니, 반 오십은 스물다섯인 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딘지 어색했습니다. 아마도 오십은 백처럼 꽉 찬 느낌이 아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절반의 표현 대상은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될 수도 있고, 거리나 공간 또는 물건의 숫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만년처럼 실제 숫자보다 좀 크게 느껴지게 쓰이기도 하고,
‘시작이 반이다’처럼 큰 일을 작아 보이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월간옥키 기획전시 50회의 주제가 절반이니 앞으로 100회까지만 할 건가? 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아니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100회까지 할 수 있을지 장담을 못 하겠거든요.
혹시라도 100회까지 한다면 101회를 안 할 이유도 없지요.

‘100의 절반은 50’에서 시작된 저의 사소한 생각에 참여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024년 11월 허진.

Dongsoo Ha 하동수

stand684@naver.com

instagram : @dongsoo90ha

당신에게 묻는다

존재는 형상과 본질의 합이요, 태어나면서부터 고해를 인식한다. 우리는 떠가는 구름처럼 사라지고 나타나길 반복하며 끝내 이 인과에서 벗어나려 수행한다.  

존재의 무게는 한없이 가벼워서 스러지는지 모르는 채 사라지고, 나타나는지 모르는 채 태어난다. 스스로 인과를 인식하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인과를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 헐떡거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을 눈에 보이게 하는 것이 본질의 형상화, 즉 선류다. 인과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눈으로 보이는 형상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의 세계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질 또한 영원불멸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글을 여기까지 읽은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에게 글과 사진을 보게끔 한 자는 누구인가? 당신이 태어나기 이전 진짜 당신은 누구인가? 절반의 형상과 절반의 본질이 합하여 당신이란 존재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겠는가? ■

장인주

janginjoo.myportfolio.com

instagram : @mumallang_e

반의 경계에 놓인 꽃

성은경

instagram : @eunykuny

딱 잘라 절반으로 나뉘는 게 얼마나 있을까.

절반을 맞춰보려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조그마한 움직임에도

절반은 넘치고 모자라게 되어 버린다.

이프노이프 ifnoif

instagram : @ifnoif 

ifnoif.art@gmail.com

지금의 나는 나이의 절반 즈음에서 서서, 크리스마스가 마치 그 중간 지점에서 깜빡이는 불빛처럼 다가온다. 절반의 시간 속에 머물며 지나온 따스함과 다가올 설렘이 교차하는 지점, 그곳에 2024년의 크리스마스가 있는 것이다.

뒤를 돌아보면, 지난 시간 생각나던 크리스마스들이 머릿속을 스쳐 간다. 이 절반을 넘어 앞으로의 삶을 상상하다 보면, 새로운 꿈들과 다시 찾을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지금의 ‘절반’은 지나온 기억을 되짚으며, 다가올 추억을 예감하는 자리이다.

그 한가운데에서 크리스마스는 추운 겨울 속 소망처럼 작은 따스한 빛을 켜고 있다.

Bea NVM

instagram :  @bea.nvm

1.  Another Again, Again. 

“I am becoming someone else. I am scared to leave you behind.” 

2. Forget-Me-Not  꽃마리

“I am beside you, no matter how you change.”

3. Daisies Ahead 

“I see the whole world. I can hear every star.”  

4. Changing 

“SHE is a figure of death and rebirth. SHE was created to nurture and encourage me in a time of profound grief. Since then, time has moved on, life has changed, and so I have. These pieces document this ongoing transformation into the future. “

송원석

instagram : @kammer_dunkel

Trossingen, Germany 2009

임규근

instagram : @lonely.potoi

우리들의 시공간은 앞과 뒤, 보이는 부분과 안 보이는 부분, 양과 음 등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중 나는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리고 어둠이 있어야 빛이 더욱 빛나도록, 반쪽이 있어야 완전한 하나가 되는 것을 사진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양분한, ‘절반’은 내가 경험한 세상의 양면성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채정은

instagram :  @bluemoon 617135

Life of a Migrant Woman

커다란 유리 벽과 이민자 여인의 모습은 경계의 삶을 의미한다. 여인의 반은 유리 벽 뒤편에 반은 앞에 있으며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모호한 이중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떠나온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낯선 곳에서의 삶에 인생을 걸 수도 없다. 

허진

instagram : @lumimaster

lumimaster@gmail.com

가로로 반을 접고

아래 절반을 다시 반으로

종이접기 하듯

세상을 나눠본다.

나눠지는 건 그냥 종이다.

자물쇠는 소원을 품고 단단히 묶여있다.

시계는 하루의 절반을 펼쳐 보이지만

멈춘 지 오래다.

반쯤 보면 전체를 대략 가늠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나의 오만이었다.

Sam

instagram : @always_anal0g

Half a frame, stolen by light.

Roll #014 – Seoul Forest

Roll #028 – Nari Park 

Roll #098 – Bulgwangcheon 

Roll #148 – Nowon-gu

월간옥키 기획전시 No.50 <절반> 

​참여작가 : 장인주, 하동수, 허진, 송원석, 성은경, 임규근, Bea NVM, 채정은, 이프노이프, Sam

기간 : 2024.11.5 (화) ~ 2024.11.16 (토)

작가와의 만남 : 2024.11.16 (토) 오후4시

관람시간 : 월~금 오전11시~오후7시 / 토 오전11시~오후6시

장소 : 갤러리카페 옥키 

주소 :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4길 19 2층

문의 : 070-4233-2012

월간옥키 No.50 작품집

https://smartstore.naver.com/cafeoki/products/11075960620